이번 주에 오픈소스 두 개를 보고 한참 생각에 잠겼습니다. 하나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따라 만든 앱이고, 다른 하나는 소스 코드가 없는 앱을 뜯어보고 다시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이제는 필요한 앱을 사서 쓰는 시대가 저물고, 만들어서 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나, 어도비 앱을 따라 만든 ArtCraft
ArtCraft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같은 어도비 앱을 따라 만든 오픈소스 앱 모음입니다. 모두 Rust로 쓴 데스크톱 앱이고, 코드는 GitHub에 공개되어 있어요. 만든 사람은 Claude로 코드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포토샵을 따라 만든 PhotoCraft는 레이어가 있는 포토샵 PSD 파일을 열고, 고치고, 저장합니다. 물론 아직 완성품은 아닙니다. PhotoCraft 저장소에도 초기 알파 단계라 매일 쓰는 전문가용 포토샵을 대신할 수준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적혀 있어요. 그래도 한 사람이 AI와 함께 포토샵급 프로그램의 뼈대를 세웠다는 것 자체가 몇 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공식 사이트: https://getartcraft.com/apps
- PhotoCraft 저장소: https://github.com/storytold/photocraft
비슷한 이름으로 '공식 무료 다운로드'를 내건 저장소가 있으니, 받으실 때는 공식 사이트에서 받으세요.
둘, 앱을 뜯어보고 다시 만드는 REA
REA(Reverse Engineer Anything)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도구입니다. Claude Code, Codex, Cursor 같은 AI 에이전트에 MCP 도구로 붙여 쓰는데,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소프트웨어 분석 도구를 다룹니다. 그래서 소스 코드가 없는 앱도 뜯어보고, 그 기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근거와 함께 설명한 뒤, 내 프로젝트에 맞게 다시 만들어 줍니다.
제가 본 영상에서는 윈도우 그림판을 분석해 다시 만들고, 원래 없던 기능(붙여 넣은 그림이 쌓이는 목록)까지 11분 만에 붙였습니다. 설치는 터미널에서 npx rea-agents setup 한 줄이고, 분석은 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갑니다.
- 저장소: https://github.com/morluto/rea
- 공식 사이트: https://rea.tools/
- 제가 본 영상: 소프트웨어는 끝났다? 앱 통째로 복사하는 미친 오픈소스 (성공지식백과)
두 소식을 겹쳐 보면
ArtCraft는 "큰 프로그램도 AI와 함께라면 만들 수 있다"를 보여 주고, REA는 "남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AI가 읽어 준다"를 보여 줍니다. 둘을 합치면 이렇게 됩니다. 쓰던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기능만 골라, 내 일에 맞게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다.
포토샵의 기능을 전부 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내 일에 맞는 기능 몇 개면 충분하고, 그 몇 개는 이제 직접 만들 수 있어요. 직접 만든 앱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 가볍습니다. 쓰지 않는 기능을 싣고 다니지 않습니다.
- 빠릅니다. 내 작업 순서에 맞춰 화면과 단축키를 짤 수 있습니다.
- 늘릴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이 생기면 그때 붙이면 됩니다.
- 나만 쓸 수 있습니다. 남에게 팔 생각이 없으니 내 사정에만 맞으면 됩니다.
우리가 직접 겪은 일
말로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니브는 10월 들어 위니북스, 알고리즘, SQL, 위니브월드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서비스를 위니버시티 하나로 모았습니다. 위니북스 교재 71권을 옮겼고, 학습 도구에 배포, 알고리즘, 노트북, SQL, 실습 API, 위니브월드를 넣었고, 스터디와 이력서를 새로 만들었어요. 정리해야 하는 김에, 만들어야 하는 김에 앱으로 만든 겁니다.
예전 같으면 20년 차 개발자가 10년은 걸렸을 일입니다. 이번에는 열흘 남짓이었어요.
우리가 직접 만든 SW
서비스만 옮긴 것이 아닙니다. 쓰다가 불편했던 프로그램은 필요한 만큼 직접 만들었고, 지금 위니버시티 스토어에 올려 두었습니다. 위니브는 큰 개발 조직이 아닙니다. 작은 팀이 AI와 함께 만든 프로그램들이고,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문서·편집 도구부터 보면 이렇습니다. 앞의 네 개는 Claude·ChatGPT와 연결하면 AI가 화면 속 파일을 그 자리에서 고칩니다.
- wenote kodocs: HWPX 문서를 열고 고치는 Windows·Mac 편집기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wenote video: 컷·무음·음량·자막·캐릭터를 다듬고, 말에 맞춰 장표까지 얹는 Windows·Mac 영상 편집기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wenote sheet: xlsx·csv 시트를 열고 고치는 Windows·Mac 편집기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wenote PDF: PDF 속 원래 글자를 고치고, 쪽을 정리하고, 도장을 찍는 Windows·Mac 편집기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wenote: AI와 클라우드(GitHub)를 함께 쓰는 마크다운 편집기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일하면서 매일 쓰는 작은 도구도 있습니다.
- wecam: 영역·창·화면·스크롤 캡처에 표시를 얹고, 소리와 웹캠까지 화면을 녹화하는 Windows·Mac 앱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소울곰 캡처: 캡처, 주석, 복사까지 PrtScn 한 번으로 이어지는 Windows 캡처 도구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Claude 사용량 위젯: Claude Code가 쓴 토큰과 API 환산 금액, 5시간·주간 플랜 한도를 바탕화면 작은 창으로 보여 주는 Windows 위젯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배우고 노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 위니브월드: 파이썬 코드로 캐릭터를 움직이며 스토리 22편을 푸는 Windows·Mac 학습 앱입니다. 설치하면 인터넷 없이 실행하고 채점합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 한칸: 친구들과 블록을 쌓고 이야기를 나누는 웹 건축 게임입니다. 스토어에서 보기
한글 편집기, 영상 편집기, 캡처 도구. 예전 같으면 전문 개발사가 팀을 꾸려 만들던 종류의 프로그램입니다. 앞에서 본 ArtCraft와 같은 이야기예요.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이제 이런 SW를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위니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무나 되는 일은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만들어서 쓰는 시대에도 사람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 보안: 직접 만든 앱도 남의 데이터를 다루는 순간 책임이 생깁니다. 로그인, 권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지킬지는 여전히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 법: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많은 상용 프로그램이 약관으로 역분석을 막고 있고, 저작권법도 호환에 필요한 경우처럼 좁은 범위에서만 허용합니다. REA도 합법적인 연구, 교육, 호환, 소프트웨어 보존, 그리고 내가 가졌거나 분석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소프트웨어에만 쓰라고 밝히고 있어요. 남의 앱을 그대로 베껴 파는 일은 지금도 안 됩니다.
- 구조: 전체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AI에게 제대로 시킬 수 있고, 잘못 만든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이제 누구나 이런 SW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큰 회사만 할 수 있었던 일을요. 위니버시티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프로그램들이 그 증거입니다.
"이제 대기업과의 차이는 토큰 차이밖에 없는 건가?"
이번 주 내내 이 말을 곱씹었습니다. 여러분도 내 일에 필요한 앱을 하나씩 만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웹 앱이라면 위니버시티의 학습 도구 '배포'에 올려 바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