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와 Skill의 차이
1. Skill은 언제 필요할까요
앞선 책 "이런 거야! 클로드 데스크톱"에서는 Skill을 가볍게 다뤘습니다. 그 책을 가지고 강의를 나가 보니 많은 분들이 다시 쓰지 않을 Skill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만드는 데 한 시간을 들이고, 한 번 쓰고, 다시는 열지 않는 Skill입니다.
Skill을 만드는 일보다 언제, 누가, 얼마나 자주 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딱 한 번 쓸 일이라면 Skill을 다듬는 대신 프롬프트로 바로 진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몇 번밖에 쓰지 않더라도 창업자의 시간을 10분의 1로 줄여준다면 그것만으로 자산이 됩니다. 판단 기준은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아낄 시간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Skill은 결국 맥락입니다. 맥락만 건네도 충분한 일이 있고, 그 맥락을 Skill로 묶어 두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그 경계를 이야기합니다.
1.1 한 번 할 일과 반복할 일
교육을 나갔을 때 딱 한 번 쓸 홈페이지를 Skill로 만드는 분이 있었습니다. 카페 로고를 넣고,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어 Skill에 담은 다음 "OO 스킬을 사용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Skill을 만드는 데 쓴 시간을 홈페이지를 다듬는 데 썼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로고와 메뉴 사진을 폴더에 넣고 Cowork로 그 폴더를 열어 요청하면 됩니다. Skill 없이도 맥락은 충분히 전달됩니다.
그분의 반론은 이랬습니다. 홈페이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Skill로 시안을 통째로 여러 개 뽑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완성된 파일을 주고 이렇게 요청하면 됩니다.
이 홈페이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같은 로고와 메뉴로 다른 시안을 만들어줘.
로고와 메뉴는 첨부한 파일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매번 같은 재료를 Skill로 감쌀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Skill을 만들기 전에 스스로 한 번 물어봐야 합니다.
이걸 굳이 Skill로 만들 필요가 있나?
1.2 견적서를 Skill로 만든 이유
이 질문을 위니브가 쓰는 Skill에 투영해보겠습니다. 견적서, 슬라이드, 카드뉴스 모두 이전에 만든 파일이 있습니다. Skill 없이 이전 파일을 첨부하고 이렇게 요청해도 됩니다.
이전에 썼던 견적서들을 참고해서 5일짜리, 하루 8시간 강의 견적서를 만들어줘.
한두 번이면 이걸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매주 견적서를 뽑는다면 요청할 때마다 같은 비용을 다시 치릅니다.
- 이전 견적서를 찾고 읽고 선별하는 비용: 어느 파일이 최신인지, 몇 개를 첨부해야 하는지 매번 찾고 모아 선별해야 합니다. 첨부가 늘면 Claude가 읽어야 하는 양도 같이 늘어납니다.
- 견적서를 판단하는 비용과 교정하는 비용: 견적서가 비슷한 시기에 5개가 쓰였다고 한다면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Claude가 판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판단에 의도치 않은 판단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을 더해 보면 견적서는 Skill로 옮길 만합니다. 단가표와 양식, 절사 규칙을 한 번 정리해 두면 요청은 "5일짜리 하루 8시간 강의 견적서 만들어줘" 한 줄로 줄고, 이전 파일을 찾아 첨부하는 일이 사라집니다. 앞 장에서 본 휴대폰 화면이 그 결과입니다. 신호등 앞에서 이전 견적서를 뒤져 첨부할 수는 없지만 규칙이 Skill에 있으니 한 줄이면 됩니다. Claude가 절사 방식을 되물은 것도 규칙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지 Skill이 알고 있습니다.
카드뉴스와 슬라이드도 같습니다. 디자이너가 자리를 비워도 이전 품질을 유지하려면 색, 글꼴, 장수 같은 규칙이 결과물 밖 어딘가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전 결과물만 첨부하면 Claude가 그 규칙을 매번 결과물에서 거꾸로 읽어내야 하고, 그래서 결과가 조금씩 흔들립니다.
1.3 만들기 전에 확인할 것
카페 홈페이지와 견적서를 가른 것은 만드는 난이도가 아닙니다. 앞으로 몇 번 쓰는지가 먼저입니다. 정해진 횟수는 없지만 매주, 매달 돌아오는 일이라면 후보가 됩니다. 한 번 쓰고 끝나는 일은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프롬프트보다 나을 게 없습니다.
횟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매번 같은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카페 홈페이지에는 로고와 메뉴라는 재료만 있고 규칙이랄 게 없었습니다. 견적서는 반대입니다. 강의 일수와 시간은 요청마다 바뀌지만 단가표, 절사 방식, 양식은 그대로입니다. 재료는 바뀌고 규칙은 남는 일이 Skill의 자리입니다.
마지막으로 나 말고 누가 쓰는지입니다. 팀원일 수도 있고, 컴퓨터 앞을 떠나 휴대폰만 든 나일 수도 있습니다. 규칙이 내 머릿속과 메모장에만 있으면 그 사람들은 쓸 수 없습니다. 혼자서 가끔 하는 일이라도 이 조건에 걸리면 Skill로 만들 이유가 생깁니다.
이 책의 첫 실습이 회의록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회의 원문은 매주 다르지만 규칙은 매주 같습니다. 논의만 하고 결정하지 않은 것을 결정으로 쓰지 않고, 할 일은 담당자와 기한이 있는 표로 정리하고, 기한이 없으면 미정으로 남깁니다. 매주 돌아오고, 규칙이 같고, 팀원 누구나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영상을 잠시 멈추고, 지난주에 두 번 이상 했던 일을 적어 보세요. 그 일이 다음 주에도 돌아오는지, 재료만 바뀌고 규칙은 같은지, 나 말고 누가 하게 될지 하나씩 대보면 Skill로 만들 일과 프롬프트로 끝낼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