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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많은 장이 지워진 교재

저는 2024년에 『바이브 코딩 에센셜』이라는 무료 교재를 썼습니다. 사람들이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알 필요가 있는 것들을 모은 책입니다. 뒤에 Claude Code가 나오자 그 도구 위주로 고쳤습니다. 슬래시 명령어와 단축키, 터미널과 설치 방법에 절을 따로 두었습니다.

2년이 지나 다시 펼치니 많은 장이 수정되거나 삭제되거나 요약되어야 했습니다. 2026년 10월에 그 책을 고치면서 57절 전부에 손을 댔고, 17절은 제목까지 바뀌었습니다. 조회수가 많은 책이라 주소를 지키려고 절 파일은 남겼지만, 안에 있던 내용은 통째로 사라진 곳이 많습니다.

10월 개정 전 절 제목개정 뒤 절 제목분량
명세서 작성명세서 대신 한 문단으로 맡기기10,091자 → 2,103자
프론트엔드 기술 선택 가이드프론트엔드 기술 선택 가이드9,333자 → 3,405자
디자인 시스템 활용하기고른 디자인을 규칙으로 남기기7,976자 → 3,706자
DB 설계DB 설계는 무엇을 저장할지만 말하기5,773자 → 2,449자
URL 설계URL 설계는 AI에게 맡기기5,280자 → 2,050자
왜 요구사항 명세서가 필요한가왜 이제는 명세서를 덜 쓰는가5,178자 → 4,064자

분량은 원고 파일의 글자 수입니다. 저는 요구사항 명세서 장을 따로 떼어 두고, 모든 장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장이 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 장의 첫 절 제목이 지금은 '왜 이제는 명세서를 덜 쓰는가'입니다.

지능이 높아지자 사람이 알아야 했던 것이 AI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지능이 계속 높아질 때 우리가 배워야 할 것도 계속 달라질까요. 달라지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춘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달라지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더 나은 결과물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료 교재는 그대로 둡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에게는 지금 쓰는 도구의 사용법이 필요합니다. 다만 그 책의 앞뒤에는 화면과 사용법이 이미 낡았을 수 있다는 안내를 넣었습니다.

1. 내놓는 흐름은 그대로입니다

저희 회사처럼 코드를 AI가 쓰게 되어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세상에 내놓는 흐름입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만들고,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사람들이 쓰게 하고, 쓰는 동안 돌봅니다. 이 흐름이 이 책의 차례입니다.

기획에서 먼저 물을 것은 이 소프트웨어를 쓸 사람이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재밌어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입니다. 우리는 늘 유용성만 따지지만 재미도 필요성입니다. 기술 스택은 처음에 고를 것이 아닙니다. AI가 저보다 더 잘 고르고, 사람이 그것을 알 필요도 없는 시대로 들어섰습니다. 요구사항 명세서도 이제 무거운 프로젝트의 일입니다. 구현의 값이 0에 가까워지면서, 가벼운 프로젝트에서는 먼저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 곧 명세가 됩니다.

구현에서 저는 더 이상 도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람이 배우는 속도보다 AI 회사가 허들을 낮추는 속도가 빠릅니다. 지금 가장 지능이 높고 비용이 맞는 AI를 고르고, 그 회사의 데스크톱 앱을 깔고, 만족할 때까지 시키면 됩니다.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사람이 판단합니다.

보안과 법은 제가 처음 말로 풀 때 배포 뒤에 꺼냈는데, 생각해 보니 그 앞에 고려했어야 할 단계입니다. 공개하는 즉시 책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악용될 여지와 저작권, 개인정보를 다룹니다. 배포에서는 나만 쓸 때와 남이 쓸 때가 왜 다른지, 왜 돈이 드는지를 봅니다. 유지보수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리는 법, 서버가 몇 대 필요하고 얼마가 드는지, 코드만 올리면 반영되게 하는 흐름을 봅니다.

이 책에는 코드가 없습니다. 코드를 몰라도 읽을 수 있고, 버튼 위치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지식의 깊이는 AI에게 물어야 할 것을 떠올릴 수 있는 만큼입니다. 어느 단계든 저희 회사가 실제로 겪은 일을 재료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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