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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프트웨어를 쓸 사람은 누구인가

2026년 10월 29일, 저희는 위니버시티 노트북 서버에 있는 회원 파일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저장 공간을 열었습니다. 두 곳 모두 사용자 파일이 0개, 0바이트였습니다. 18일 동안 서버를 돌렸는데 거기에 파일을 남긴 사람이 없었습니다.

노트북은 칸마다 코드를 적고 바로 돌려 보며 공부하는 학습 도구입니다. 10월 11일에 저희는 로그인한 회원의 노트북을 저희 서버에서 돌리고 파일도 그 서버에 두기로 정했습니다. 앞으로 열 '클래스' 때문이었습니다. 한 반이 함께 쓰고 결과를 제출하는 기능을 만들 계획이었고, 그러려면 서버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클래스는 이틀 뒤 스터디 기능으로 대체되어 할 일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서버는 그대로 남았고 일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나쁜 코드를 돌리는 사람을 막는 장치가 붙었고, 서버가 멈춰도 괜찮도록 다른 곳에 한 벌을 더 띄웠습니다. 10월 27일에는 노트북을 몇 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지가 요금제 혜택으로 들어갔습니다.

잘 만든 서버였습니다. 일부러 나쁜 코드 32가지를 넣어 보는 시험을 모두 막아 냈고, 한 반 30명이 쓰는 상황을 흉내 낸 시험에서도 실패가 없었습니다. 시험은 서버가 버티는지를 묻습니다. 누가 쓰고 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고, 저도 18일 동안 그 숫자를 보지 않았습니다.

기획에서 제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이 소프트웨어를 쓸 사람이 누구인가입니다. 그 서버를 지을 때 저희 답은 앞으로 생길 클래스의 학생이었습니다. 아직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온 결과물을 예쁜 쓰레기라고 부릅니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면 화면은 깔끔하고 단추도 잘 눌리는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말 몇 마디면 서비스가 나오는 지금은 이것이 전보다 훨씬 빨리 쌓입니다. 위니버시티에는 학생이 AI로 만들어 올린 앱을 모아 보여 주는 갤러리가 있는데, 10월 중순까지 여기에 이미 지워진 앱이 소개 글만 남긴 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앱은 없고 항목만 남은 옛 작품 7개를 10월 17일 밤에 정리했습니다. 학생을 탓할 일은 없습니다. 연습으로 만든 앱은 만들어 본 것으로 제 몫을 했습니다. 큰 일은 저희 쪽에서 났습니다.

위니버시티 갤러리 목록 화면입니다. 전체 작품 116개와 최신순·하트순 탭이 있고, 학생 작품 카드가 네 개씩 놓여 있습니다. 만든 사람 이름은 흐리게 가렸습니다.

예전에는 비용이 이 질문을 대신 물어 주었습니다. 이 돈을 들일 만큼 정말 필요한가. 개발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서 그 질문을 해 주는 쪽이 없어졌습니다. AI는 만들라고 하면 만듭니다. 내일 아침 누가 이것을 열지는 AI가 알 수 없습니다.

저희는 서버가 남아서, 쓰는 사람이 적은 서비스도 전기만 먹는다면 켜 둡니다. 안 쓰이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 자체는 큰 손해로 치지 않습니다. 잘못은 쓰는 사람이 없는 혜택을 요금제에 넣어 판 데 있습니다. 노트북 일을 되짚은 날부터는 무언가를 지을 때 무엇이 몇 번 쓰이면 성공인지 한 줄 적어 두고 나중에 그 숫자를 봅니다. 코드를 몰라도 만들 때 이 말만 하면 됩니다.

이 서비스를 며칠에 몇 명이 썼는지 내가 볼 수 있게 숫자를 남겨 줘.

1. 가장 확실한 사용자는 나입니다

쓸 사람을 못 찾겠으면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썼는지 봅니다. 저희가 10월에 교체한 것을 꼽아 보면 강의 영상 서비스, 상담 채팅, 구글 드라이브, 노션, 일정을 적던 구글 시트입니다. 이런 걸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그때 쓰고 있던 것입니다.

쓰던 도구를 고르면 누가 쓰느냐는 질문이 사라집니다. 내가 씁니다. 매달 돈을 내고 있다면 쓸 이유가 있다는 증거도 이미 있습니다.

저희는 강의 영상을 비모(Vimeo)라는 해외 영상 서비스에 올려 재생해 왔습니다. 10월 12일 밤 저희 쪽 카드 결제가 실패해 영상이 잠기는 일을 겪고, 풀리자마자 재생을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만들 것을 길게 적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재생되고, 배속이 되고, 어디까지 봤는지 저장되고, 다음에 그 자리부터 이어 보면 됩니다. 수강생이 어제까지 쓰던 그대로입니다. 강의 597개를 옮긴 날 확인한 것도 영상 길이가 맞는지, 재생과 진도 저장이 되는지였습니다.

위니버시티 강의 재생 화면입니다. 왼쪽에 강의 목차와 들은 표시가 있고, 가운데에서 영상이 재생되고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를 대신한 위니브 드라이브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공개된 프로그램을 가져다 서버에 설치했습니다. 열어 보니 화면이 복잡했고, 저는 설치한 것을 내리고 직접 만들게 했습니다. 기준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직원이 쓰던 구글 드라이브처럼 보이면 됩니다. 무엇이 좋은 화면인지 다툴 일이 없었습니다.

위니브 드라이브 화면입니다. 왼쪽에 직원 공용, 즐겨찾기, 최근 파일, 휴지통 메뉴가 있고 오른쪽에 폴더 목록이 있습니다.

2. 옮기는 날부터 불편이 들어옵니다

아이디어로 만든 서비스에는 불편 신고가 오지 않습니다. 쓰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쓰던 도구를 교체하면 그날부터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원 상담 창을 저희가 만든 문의하기로 바꾼 것은 10월 22일 밤입니다. 다음 날 바로 첨부 이미지가 열리지 않는 문제가 나와 고쳤습니다. 나흘 뒤에는 학원 신청이 회원 문의와 섞이는 것을 나누었습니다. 위니브 드라이브는 10월 29일 밤에 열었고, 30일에 직원 명단 화면이 붙었고, 31일에는 윈도 탐색기에서 내 컴퓨터의 한 칸처럼 열리게 됐습니다. 직원이 매일 쓰는 도구라서 빠진 것이 바로 다음 할 일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사람이 해야 할 결정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 도구로 일하는 길을 닫는 일입니다. 새 도구 옆에 원래 도구가 그대로 있으면 조금만 불편해도 원래 도구를 엽니다. 그러면 불편은 신고되지 않고 새 도구는 잊힙니다. 내일부터 이 도구로만 일하겠다는 결정은 AI가 해 주지 않습니다.

길을 닫는다고 자료까지 끊지는 않습니다. 강의 영상은 다 옮긴 뒤에도 10월 말까지 비모 계정을 그대로 두고 지켜봤습니다. 영상이 그쪽에만 남은 채로 계정을 닫으면 되찾을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션과 구글 드라이브는 쌓인 자료 때문에 구독을 남겨 두었고, 거기서 일하지는 않습니다. 해지 전에는 AI에게 이것을 물으면 됩니다.

옛 서비스를 해지하기 전에 거기에만 남아 있는 데이터가 있는지 찾아 줘. 해지 뒤에는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봐 줘.

3. 전부 바꾸지는 않습니다

직원끼리 대화하는 디스코드는 그대로 쓰고, 오히려 문의하기를 디스코드에 이어서 직원이 그 안에서 답합니다. 위니버시티 화면을 올려 두는 해외 서비스도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AI 모델을 직접 돌릴 서버도 두지 않고 사서 씁니다.

얼마를 아꼈는지 합계를 낸 적은 없습니다. 교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희에게 꼭 맞게 고칠 수 있다는 것이고, 구독료는 어디서 시작할지 찾는 데 쓰는 목록입니다. 카드 명세서를 펴 놓고 매달 빠져나가는 도구를 적어 봅니다. 그중 내가 오늘 연 것 하나를 고릅니다. 첫 서비스로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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