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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모델을 기준으로 계획하기

가상의 팀에서 AI 도입 계획을 세우며 "AI는 초안만 만들고, 나머지는 사람이 전부 한다"고 정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새 모델이 자료 대조와 수정까지 해낸다면 사람에게 남겨 둔 단계도 다시 정해야 합니다. 이 절에서는 오늘의 성능으로 시작하되, 성능이 바뀌어도 일을 다시 맡길 수 있는 계획을 세워 봅니다.

1. 할 수 없는 일의 목록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시험 점수와 비용 변화는 같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안 되는 일을 계속 안 되는 것으로 두어도 될까요? 특정 모델이 실패한 기록은 유용합니다. 다만 실패의 이유를 적어 두어야 새 모델이 나왔을 때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는 못 한다"라고만 남기면 재시험할 대상이 사라집니다.

가상의 교육 안내문을 만든다고 해 보겠습니다. 첫 시도에서 준비물은 잘 옮겼지만 취소 기준을 빠뜨렸다면, '안내문 작성 불가'라고 적는 것보다 '취소 기준 누락'이라고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에는 원문과 항목별 대조를 요청하거나, 다른 AI에게 누락 여부를 확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실패하면 그 항목을 사람이 맡기고 나중에 다시 시험하면 됩니다.

성능에 관한 계획은 이처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어느 모델을 썼는지보다 무엇을 완료한 것으로 볼지 먼저 적으세요. 대상 독자가 준비물을 이해하고, 원문과 날짜가 같고, 미정인 정보가 구분되어 있다면 초안 단계의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이 기준은 모델이 바뀌어도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위니브가 지금 맡기는 일

2026년 10월 위니브는 교재 70여 권의 원고를 컴퓨터 폴더에 두고 AI에게 개정을 맡깁니다. 사실 조사부터 원고 작성, 독립 검토, 화면 확인까지 여러 단계가 이어지므로 "AI에게 문장 하나 고쳐 달라고 한다"는 설명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일입니다. 사람은 검토 보고와 실제 화면을 보고 내보낼지 정합니다.

강의 영상 이전에서는 외부 서비스를 쓰던 강의 597개를 하루 만에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영상 서버로 옮겼습니다. 변환과 업로드, 주소 변경, 확인까지 에이전트가 진행했습니다. 사람이 맡긴 단위가 개별 조작에서 완료해야 할 일 전체로 넓어진 사례입니다. 이 과정을 담당한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고 도구를 사용하며 일을 이어 가는 AI입니다. 4장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이 사례를 자기 회사의 일정에 그대로 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볼 것은 업무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내가 자료를 찾아 옮기는 단계까지 해야 하는지, AI가 결과를 내고 확인 보고까지 하게 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 것입니다. 위니브의 더 구체적인 업무 현장은 4장 3절에서 이어서 보겠습니다.

3. 목표는 남기고 방법은 바꿀 수 있게

계획에서 오래 남길 것은 목적과 통과 기준입니다. 가상의 교육팀이라면 목적은 '처음 신청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한다'가 될 수 있습니다. 통과 기준은 필수 항목 포함, 원문에 없는 약속 금지, 미정 항목 표시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도구 이름이나 어떤 버튼을 누를지는 바뀌어도 이 기준은 남습니다.

반면 맡기는 범위와 도구는 바꿀 수 있게 두세요. 지금은 초안까지만 맡겨도, 다음 시험에서는 원문 대조와 수정까지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최종 발송을 사람이 결정한다는 경계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범위를 넓힌다고 모든 권한을 동시에 넘길 필요는 없습니다.

계획에는 목적·대상·통과 기준을 남기고, 모델·도구·맡기는 범위는 다시 시험해 바꿀 수 있게 둡니다.

목적과 실행 방법을 한 덩어리로 적어 두면 도구를 바꿀 때 계획 전체를 다시 써야 합니다. 분리해 두면 같은 자료와 기준으로 다른 도구를 시험할 수 있습니다. 장기 계획에 특정 모델의 약점을 고정해서 넣는 대신, 현재의 약점을 시험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항상 사람이 모든 문장을 원문과 대조한다"는 규칙은 검토 방법을 고정합니다. "원문과 어긋난 내용이 없어야 하고, 차이가 난 항목과 근거를 보고한다"는 기준은 확인할 결과를 정합니다. 후자의 경우 검토 과정도 AI가 맡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보고된 차이와 근거를 보고 받아들일지를 판단합니다.

4. 다음 모델을 기다리는 대신 재시험을 준비하세요

오늘 맡길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고, 더 나은 도구가 나왔을 때 같은 기준으로 다시 시험하세요. 중요한 일정은 현재 확인된 기능으로 잡고, 성능이 나아지면 맡기는 범위를 다시 정하면 됩니다.

재시험에는 짧은 기록이면 됩니다. 실제 고객 정보가 없는 예시 자료, 완료 조건, 이전에 실패한 항목을 남겨 두세요. 새 모델에 같은 자료를 주고 결과와 확인 보고를 받으면 무엇이 나아졌는지 볼 수 있습니다. 잘된 결과만 저장하면 어려웠던 지점이 사라지므로 실패한 항목도 함께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계획에 남길 것가상의 안내문 업무에 적용한 예
목적과 대상처음 오는 참가자가 준비물을 빠짐없이 챙기게 합니다.
통과 기준일정·준비물·취소 기준을 원문대로 쓰고, 미정은 표시합니다.
다시 시험할 항목이전 결과에서 빠졌던 취소 기준이 이번에는 포함됐는지 봅니다.
사람의 결정실제 수신 대상과 발송 여부를 정합니다.

이 기록은 도구를 바꿀 때뿐 아니라 동료에게 일을 넘길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좋은 글'이라는 말보다 구체적 기준이 있으면 서로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바뀌는 속도에 맞춰 모든 것을 다시 배우기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더 잘 설명하는 자료를 쌓는 것입니다.

5. 사람에게 남는 질문

더 많은 실행과 검토를 맡길 수 있다면 사람에게는 다른 질문이 남습니다. "이 결과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번에 시간을 줄여 무엇을 더 할 것인가?", "어떤 약속까지 해도 되는가?"입니다. 빠르게 만든 결과를 더 많이 내보내는 것만으로는 일의 목적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AI를 도입할 때 도구 목록보다 만들고 싶은 결과를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덜 헤매게 할지, 직원이 같은 자료를 반복해서 찾지 않게 할지부터 정하면 AI에게 넘길 일도 구체적이 됩니다. 사람은 그 방향을 정하고, 자료와 기준을 건네고, 돌아온 결과를 받아들일 책임을 집니다.

6. 이 장을 정리하며

  • 시험 성적과 비용이 함께 변하므로, 과거의 사용 경험만으로 지금의 한계를 정하지 않습니다.
  • 목적과 통과 기준을 남기면 모델이 바뀌어도 같은 일로 다시 시험할 수 있습니다.
  • 실행과 검토도 맡길 수 있으며, 사람은 방향과 최종 수용을 정합니다.
  • 다음 장에서는 이미지·목소리·음악·영상을 만들며 이 변화를 직접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