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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드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지

가상의 책 모임을 위해 포스터와 안내 음성, 짧은 영상까지 준비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결과는 각각 멋진데 정작 처음 오는 사람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다면 안내의 목적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절에서는 만들기 쉬워진 뒤에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고를지, 공개하기 전에 어떤 기준을 남길지 정리합니다.

1. 만들 수 있는 것과 필요한 것

앞의 실습에서는 같은 가상 자료로 여러 형태의 결과를 준비했습니다. 포스터는 정보를 한눈에 보여 주고, 음성은 눈으로 읽기 어려운 순간에 안내할 수 있고, 영상은 분위기와 움직임을 보여 줍니다. 같은 내용을 모두에게 같은 형태로 전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듣는 사람과 보는 상황에 따라 적합한 결과가 달라집니다.

가상의 책 모임에 처음 오는 사람은 시간과 장소, 준비물을 알고 싶을 것입니다. 이미 신청한 사람에게 모임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영상보다 장소가 또렷한 안내 이미지가 먼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임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짧은 영상이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멋진지보다 지금 어떤 질문에 답해야 하는지 생각하세요.

AI로 만드는 비용과 시간이 더 줄어든 상황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후보 생성 비용이 0에 가까워져도 어떤 것을 내보낼지는 정해야 합니다. 게시와 운영에 드는 일도 남습니다. 결과가 많아질수록 선택의 기준이 더 필요해집니다.

2. 먼저 짧은 제작 의뢰서를 쓰세요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대상, 목적, 원하는 행동, 필수 정보, 통과 기준을 짧게 적어 보세요. '홍보 영상을 만든다'는 작업 이름만으로는 완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처음 보는 성인이 책 모임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안내 글을 읽게 한다'고 쓰면 영상이 해야 할 일이 보입니다.

이때 원본 자료를 하나로 정해 두면 형식이 바뀌어도 사실을 유지하기 쉽습니다. 포스터의 시간과 영상 옆 설명의 시간이 다르면 수정할 곳이 늘어납니다. 행사 정보는 같은 자료에서 가져오고, 매체에 맞춰 표현만 바꾸도록 요청하세요. AI에게 각 결과와 원본의 차이를 대조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제작 전에 대상·목적·통과 기준을 정하면 이미지와 소리, 영상 중 필요한 결과를 고르기 쉬워집니다.

통과 기준은 눈으로 확인하거나 귀로 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씁니다. '친근하게'만으로는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 오는 사람에게 필요한 준비물을 밝히고, 자료에 없는 혜택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 기준도 배경 음악이 안내 음성을 가리지 않는지처럼 실제 사용 장면과 연결하면 됩니다.

3. 검토도 만들기의 한 단계입니다

좋은 결과를 고르는 데 AI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원본 자료와 포스터 문구를 별도 대화에 주고, 빠진 정보와 추가된 약속을 찾게 합니다. 영상 장면표에는 목적과 관계없는 장면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만든 AI의 설명을 반복해서 듣기보다 원본과 기준으로 새로 대조하게 하는 것입니다.

검토를 맡길 때는 '괜찮다'는 판정만 받지 말고 근거를 받으세요. 어느 문구가 원문과 다른지, 어떤 조건이 빠졌는지 보고하게 합니다. 실제 이미지와 음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그 결과물도 함께 주고 대조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읽을 보고에는 수정이 필요한 위치와 이유가 남아야 합니다.

사람은 그 보고를 보고 결과를 받아들일지 정합니다. 모임을 재미있게 보이게 하려고 실제로 제공하지 않는 활동을 넣었다면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직원이나 고객의 얼굴·목소리를 쓸지, 어떤 약속을 공개할지 같은 결정도 사람에게 남습니다. 생성과 검토를 많이 맡길수록 이런 결정의 기준을 먼저 정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4. 이용 허락·저작권·표시는 따로 봅니다

공개 전에 짧게 구분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용 허락은 서비스 약관 등이 정한 사용 가능 범위입니다. 저작권은 창작한 표현에 관한 법률상 권리입니다. 도구 사용료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결과물에 저작권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2025년 저작권 등록 안내서는 기계적인 AI 산출물과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는 부분을 구분합니다.

따라서 직접 쓴 가사나 구성, 선택·수정 과정을 결과와 함께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만으로 권리가 확정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람이 어떤 표현을 만들었는지 설명할 자료가 됩니다. 입력으로 쓴 사진·음악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지도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생성 사실 표시도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는 생성형 AI나 이를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사업자에게 결과물 표시 등을 요구합니다.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 음향·이미지·영상에는 이용자가 생성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고지·표시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의무 주체와 제공 방식에 따라 적용을 확인해야 하며, 모든 개인의 모든 결과물에 같은 의무가 있다고 단순화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그 결과물을 누가 무엇으로 받아들일지부터 보세요. 가상의 공간을 실제 매장 사진으로 오해할 수 있다면 생성 이미지라는 설명을 분명히 하는 편이 맞습니다. 법적 의무의 적용과 별도로 사실과 연출을 구분해 전달하려는 목적입니다. 권리와 표시 판단이 중요한 공개물은 조직의 담당자와 기준을 확인한 뒤 사용합니다.

5. 따라 해 보기

이번에는 결과물을 더 만들기 전에 필요한 것을 고릅니다. 아래 가상 자료를 대화창에 그대로 붙여 넣고 제작 의뢰서를 받아 보세요. 후보를 줄이는 판단과 그 이유까지 요청합니다.

아래 가상 행사에서 필요한 안내물을 고르고 짧은 제작 의뢰서를 써 줘.

[가상 자료]
행사명: 느린 책 모임
장소: 가상서점 바람책방
시간: 토요일 오후 3시
대상: 이미 신청을 마친 성인 참가자
준비물: 좋아하는 책 한 권
지금 해결할 문제: 처음 오는 사람이 시간과 장소, 준비물을 헷갈리지 않게 한다.
후보: 안내 이미지, 짧은 노래, 분위기를 보여 주는 영상

우선 만들 것 하나를 고르고 이유를 설명해 줘.
대상·목적·전달할 정보·통과 기준·AI에게 맡길 검토·사람이 결정할 항목을 표로 써 줘.
자료에 없는 날짜·상세 주소·참가비는 만들지 마.
마지막에 아직 확인하지 못한 정보를 따로 표시해 줘.
실제 발송이나 게시를 진행하지 말고 제작 의뢰서까지만 작성해 줘.

이런 답이 오면 잘된 것: 정해 둔 문제와 선택한 결과물의 이유가 연결되고, 미정인 날짜와 상세 주소를 지어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오면 이렇게 다시 말하기: 세 가지를 전부 만들겠다고 하면 "대상은 이미 신청한 사람이고 목적은 정확한 안내야. 이 목적에 맞춰 먼저 만들 것 하나를 골라 줘"라고 요청합니다.

6. 다음에도 쓸 수 있게 남기세요

채택한 결과만 저장하면 다음에 무엇을 다시 설명해야 할지 놓치기 쉽습니다. 원본 자료, 제작 의뢰서, 통과 기준, 수정 이유를 함께 남겨 보세요. 다음 모임에서는 새 행사 정보로 바꾸고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문구와 분위기를 모두 다시 설명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패한 후보가 있다면 왜 고르지 않았는지도 짧게 적습니다. 정보가 작아서 읽기 어려웠는지, 소리가 안내를 가렸는지, 목적과 관계없는 장면이 많았는지 남기면 됩니다. 이런 기록은 더 많은 결과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필요한 결과를 더 잘 고르는 데 쓰입니다.

7. 이 장을 정리하며

  • 이미지·목소리·음악·영상은 목적에 맞게 만들고 수정할 수 있는 작업의 재료입니다.
  • 만들기 전에 대상과 통과 기준을 정하고, 검토도 AI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 이용 허락·저작권·생성 사실 표시는 구분해 판단합니다.
  • 다음 장에서는 대화를 넘어 도구를 사용하며 일을 이어 가는 에이전트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