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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브의 에이전트 업무 현장

교재를 고치려면 원고를 읽고, 바뀐 사실을 찾고, 화면을 확인한 뒤 내보내야 합니다. 위니브에서는 이제 이런 여러 단계를 에이전트에게 맡깁니다. 실제로 끝낸 일을 따라가며 AI가 맡은 부분과 사람이 정하는 부분을 나눠 보겠습니다.

1. 교재 개정은 글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위니브는 위니버시티 교재 70여 권의 원고를 컴퓨터 폴더에 두고 AI에게 개정을 맡깁니다. 원고가 대화창에 잠깐 붙여 넣은 글로만 남아 있지 않으므로, 에이전트가 필요한 파일을 찾아 읽고 고치며 작업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개정은 먼저 사실 조사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한 뒤 장별로 나눠 쓰고, 개정에 참여하지 않은 AI가 독립적으로 검토합니다. 그 뒤 화면 미리보기를 확인하고 발행합니다. 한 AI가 쓴 글을 스스로 좋다고 평가하는 데서 끝내지 않는 구조입니다.

독립 검토에서는 매번 실제 오류가 1~8건씩 발견됐습니다. 초안을 잘 만드는 능력과 이미 만든 글에서 오류를 찾는 능력을 따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사람이 모든 문장을 처음부터 다시 대조하는 일을 떠안기보다, 검토할 기준을 주고 별도의 검토 결과를 받습니다.

2026년 10월 23일 밤부터 다음 날 낮까지는 교재 5권을 개정하고 2권을 보강해 발행했습니다. 이 책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작업에서는 글쓰기와 함께 조사와 검토, 발행 전 확인까지 연결해 맡겼습니다.

여기서 사람이 정해야 하는 것은 책의 독자와 범위, 무엇을 남기고 덜어낼지, 어떤 상태면 발행할지입니다. 잘 쓴 문장이 많아도 독자에게 필요 없는 내용이면 빼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일을 이어 가려면 그 판단 기준이 먼저 전달되어 있어야 합니다.

2. 강의 영상 이전은 마지막 확인까지

위니브는 외부 영상 서비스를 쓰던 강의 597개를 하루 만에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영상 서버로 옮겼습니다. 에이전트가 영상 변환과 업로드, 주소 변경, 확인까지 진행했습니다. 단순히 파일을 다른 곳에 복사한 일이 아닙니다.

여러 단계로 된 일은 중간 결과가 다음 단계의 재료가 됩니다. 영상을 올렸더라도 강의가 예전 주소를 가리키면 이전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주소를 바꿨어도 학생이 볼 수 없다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입니다. “옮겼다”는 말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정해야 완료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가져올 수 있는 습관은 요청의 끝을 사용자 경험으로 적는 것입니다. 내 일에 적용한다면 “자료를 새 폴더로 옮겨 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옮긴 자료를 실제로 열 수 있는지 확인하고 결과를 알려 줘”라고 부탁할 수 있습니다. 실행 뒤의 확인까지 업무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전 목적과 사용할 환경을 정하고, 돌아온 보고와 실제 결과를 보고 받아들일지 판단합니다. 파일 하나씩을 직접 다루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무엇을 완료로 볼 것인지 더 또렷하게 말해야 합니다.

3. 필요한 상담 창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위니브는 쓰던 외부 상담 서비스를 대신할 상담 창을 정한 날 바로 만들어 운영에 올렸습니다. 손님이 남긴 글은 직원 메신저인 디스코드의 대화 스레드로 오고, 직원이 그곳에서 답하면 손님 화면으로 전달됩니다. 스레드는 한 주제의 대화를 이어 모아 두는 공간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만들 프로그램의 기능보다 사람 사이의 흐름이 먼저 보입니다. 손님은 문의를 남기고, 직원은 익숙한 곳에서 읽고 답합니다. 에이전트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해서 손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답할 책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정하는 일은 남습니다.

기성 도구를 고르는 일과 필요한 흐름을 직접 만드는 일 사이의 거리도 달라집니다. 내게 꼭 맞는 기능이 없을 때, 원하는 동작을 설명하고 작동하는 결과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진 것입니다.

4. 흩어진 자료와 반복 업무도 맡깁니다

구글 시트에 흩어져 있던 직원 일정 936개도 사내 문서 도구인 위룸의 일정으로 한 번에 옮겼습니다. 위룸은 위니브가 AI와 함께 만든, 문서와 일정을 다루는 사내 도구입니다. 자료를 어디로 모을지 정한 뒤 옮기는 실행을 맡긴 사례입니다.

일정 이전을 내 업무에 적용해 생각하면, 옮긴 개수만큼 중요한 것이 내용과 쓰임새입니다. 일정 이름과 시각이 맞는지, 옮긴 뒤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지 같은 기준을 먼저 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같은 일을 맡길 때 무엇을 결과로 받을지 생각해 보면 됩니다.

지역 소식을 모으는 일에는 반복되는 흐름이 들어갑니다. 위니브에서는 AI가 제주 AI·IT 행사와 지원 사업 소식을 모으고 요약해 위니버시티에 올립니다. 사람은 잘못 들어간 글을 내리거나 고칩니다. 사람이 매번 검색하고 문장을 줄이고 올리는 대신, 돌아가는 흐름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쪽으로 역할이 옮겨 갔습니다.

한 번 끝내는 자료 이전과 계속 돌아가는 소식 수집은 일의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도 목적과 재료, 결과가 놓일 자리가 분명해야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관련 소식을 알려 줘”보다 어떤 지역의 어떤 소식을 어디에 모을지 정해야 실제 업무가 됩니다.

5. 사람에게 남은 일을 말로 적으면

위니브의 일하는 방식은 대표가 요구사항을 말로 정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AI가 이를 지시서로 쓰고, 다른 코딩 에이전트들이 나눠 만들고, 또 다른 AI가 검토하고 시험합니다. 사람은 시험 통과 보고와 실제 화면을 보고 내보낼지 정합니다.

역할이 나뉜다는 것은 일을 아무에게나 흩어 놓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만드는 쪽과 확인하는 쪽에 같은 목표와 기준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보고를 받는 사람도 “완료했습니다”라는 한마디보다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확인했는지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AI가 만든 모든 줄을 사람이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검토와 시험도 AI가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은 필요한 검토를 정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돈과 법, 사람의 마음이 걸린 결정에서는 누가 책임지고 결정할지도 분명해야 합니다.

이 사례들을 읽고 곧바로 큰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내 할 일 중 자료를 옮기거나 결과를 확인하느라 계속 끼어드는 구간이 어디인지 떠올려 보세요. 그 구간을 앞뒤 작업과 연결해 맡기면 무엇이 달라질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공통점은 AI에게 말 한마디를 더 잘 시킨 것이 아니라, 끝낼 일의 범위를 넓혔다는 것입니다. 다음 절에서는 AI가 이어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의 길이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위니브 교재 개정 및 업무 수행 기록, 위니브, 2026년 10월.